2층 높이에 걸린 단색 티셔츠의 몸통으로 불룩하게 바람이 날아든다. 세탁소 옆 호스에서 흘러나온 덥고 야트막한 웅덩이에는 어린 참새 셋이 앉아 달아날 생각을 않는다. 털이 새초롬히 젖어 있다. 과일 가게 아저씨가 으레 그렇듯, 원래 만 원짜리라고 다섯 번이나 강조한, 팔천 원 혹은 육천 원을 주고 산 수박을 네 등분으로 나누어 냉장고에 넣는다. 습기에 말문이 막힌 날마다 과제를 하듯, 한 덩이씩을 해치운다. 선풍기 바람에 땀이 조금 식는다.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면 미동도 않는 이 계절의 풍경인 양 시간이 멈춘 방에는 건조대가 쉽사리 치워지지 않는다. 보송한 냄새가 나는 말쑥한 셔츠가 그림처럼 걸려 있기도 했다.
셔츠가 걷히고, 찰흙으로 빚어낸 것 같은 들뜬 어둠이 깊숙이, 깊숙이 방 안을 파고 든다. 나는 잘 모르겠어, 라디오인지 목소리인지 모를 신호연결음이 귓가를 서성이는 모깃소리인 양 날카롭다. 곁에 있어도 먼 온기와, 멀리 가고 남은 자리에 채워진 계절의 열기가 도드라진 몸의 둔덕을 타고 끊어질 듯, 끊어질 듯 이어져 모자람없이 매끈한 목덜미에 닿는다. 아마도 그 쯤, 그 덥고 성마른 목덜미 쯤으로 떠난 것일게다. 말쑥한 셔츠 대신 눅눅한 반지하방의 냄새를 머금은 티셔츠로 채비하고서, 우리에게 없는 몽고반점의 기원이라도 찾아 북쪽으로 향했는지도 말이다. 며칠간은 꿈 대신 모기 물린 자국들을 얻는다. 여름이 지나면 사라질 붉은 자국들이 제각기 별자릴 그려 저기 저 사막의 별에 들릴랑 말랑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기도 하는 모양이었다.
이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을 거짓이 아니라고 믿게 하는, 내 것이라고 말하게 하는 그 시간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. 편지를 쓴다.
미 쯤으로 떠난 것일게다. 말쑥한 셔츠 대신 눅눅한 반지하방의 냄새를 머금은 티셔츠로 채비하고서, 우리에게 없는 몽고반점의 기원이라도 찾아 북쪽으로 향했는지도 말이다. 며칠간은 꿈 대신 모기 물린 자국들을 얻는다. 여름이 지나면 사라질 붉은 자국들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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